영어권 구매담당자였던 나에게도 웃긴 기억이 있다. 대학교 1학년때 기차역을 묻는 외국인을 피해 나무뒤로 숨었다. 반드시 타야만 하는 기차를 놓칠것만 같이 그의 얼굴은 한껏 상기가 되었던 것은 날씨가 무더워서 뿐만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그당시 나는 am 과 are 도 구별할줄 모르는 왜 he 다음 동사에 s 가 붙어야 할지도 모르는 그저 한글만 사랑하는 청년이었다. 골목골목을 지나쳐야 하는 길을 설명하지 못해 결국 15분가량 걸으며 그를 역까지 안내해줬다.
그것은 과연 창피한 기억일까? 친절한 기억일까?
스페인어든 영어든 많은 사람들이 언어를 학습할때 그 자신의 실력이 이른바 네이티브 정도의 수준이 되길 원합니다. 하지만 그것이 가능할까요? 제가 호주에서 잠시 있을때 당시 시드니에서 어학원을 운영하던 친구가 해준말이 생각합니다.
'한국인들은 기대치가 높다. 모두 네이티브 수준의 영어를 하길 원하지만 그럴수 없다는걸 모르고 있다'
할수 있는것을 할수 없다고 지레 짐작하는것은 큰 문제입니다. 하지만 할수 없는것을 할수 있다고 맹목적으로 맹신하고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면 그것또한 수정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영어를 배움에 있어 혹은 다른 언어를 배움에 있어(그것이 스페인어든지) 우리는 굉장히 높은 수준을 스스로에게 강요합니다. 그것이 스트레스를 유발하고 결국 성취도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예를 들어 기초적인 수준이라 할지라도 간단히 외국말로 대화할수 있습니다. 때로는 손짓발짓도 섞기도 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이 그렇게 하지를 않습니다. 왜냐면 남들이 나를 비하할것만 같기 때문이지요.
'뭐야. 별로 잘하지도 않으면서 왜이렇게 나대?' '저정도는 다 하지 않나? 굳이 공공장소에서 저럴 필요 있나?'
이런 생각이 들면 자연스레 입은 퇴근후의 신혼부부의 안방문처럼 열릴줄 모르게 되지요. 말이라는 것은 해야만 느는것인데 말이죠.
또 있습니다. 얼마전 모두를 경악시킨 뉴스입니다. 자녀의 발음을 좋게 하기 위해 혀의 위치를 잡아주기 위해 이른바 '혀수술'을 한다는 것입니다. 물론 일부에 국한되긴긴 하지만 그에 동조하는 엄마들이 많다는것이 더욱 충격이었습니다. 대화에 있어, 외국어로하는 언어 수단에 있어 발음은 그렇게나 중요한 것일까요? '대화만 되면 된다' 라는 전문가들의 조언은 더이상 효력이 없는걸까요? 정말 수술이 대안이었을까요?
문화적인 측면도 봐야겠습니다. 특히나 고도 경쟁사회다 보니 잘하는 사람은 지천에 깔렸고 어설프게 했다가는 비웃음을 살것 같으니 하지 않습니다. 즉 외국말을 하는데 가장 걸림돌은 공부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이 아닌 본인의 선입견 혹은 주위의 오지랖이라고 할수도 있습니다.
물론 선입견이나 오지랖으로만 치부될것이 아닌것이, 경쟁이 치열해지는 만큼 잘난 유전자는 사방에서 튀어나오고 그중 언어를 잘하는 유기체들도 있기 마련입니다. 잘난 사람이 많아지면 더이상 잘났다는 단어는 유명무실해지고 '더' 잘났다라는 단어로 그들을 지칭합니다. 즉 내가 잘하는것 같아도 충분치 않다고 생각하니 이놈의 입은 더 떨어질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외국어는 수단이고, 네이티브가 될수 없다'
언어는 단순히 책상에 앉아 공부만 한다고, 그들 문화권 사람들과 대화만 한다고 늘지는 않습니다. 즉 잘한다는 것은 말의 음성이 그들과 같다는것 뿐 아니라 그 말 속에 녹아든 뉘앙스를 전부 파악한다는 의미 입니다. 예를 들어 경상도의 '마' 혹은 전라도의 '거시기' 와 같은 단어를 이해한다는게 잘한다는 기준이라면, 우리는 절대 영어의 '잘한다' 라는 수준에 쉽게 도달할 수 없습니다.
영어는 미국말이 아닙니다. 그렇다고 해서 영국말도 아닙니다. 세계는 이미 충분히 글로벌화가 되었고 전세계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국가가 많습니다. 실제 미국에서 가장 많이 듣는 억양이 인도 영어라 하니 미국영어를 혹은 영국 영어를 마스터 한다고 할지라도 우리는 다시 다른 유형의 언어를 습득해야 합니다. 우리는 과연 미국식 영어를 위해 고집해야 할까요?
많은 어머님들이 혹은 학생들이 어떻게 하면 영어를 혹은 스페인어를 빨리 배울수 있는가에 대하여 궁굼해 합니다. '아는만큼 들리고 외운만큼 말할수 있다' 제가 항상하는 말입니다. 특히나 한국인들은 외우는것에 대하여 굉장히 낮은 수준의 학습이라고 생각하는것 같습니다. 어릴때부터 영어권에서 살고있는 환경이 아닌이상 외우는것은 어쩔수 없는 과정입니다. 아는만큼 말할수 있고 이는 외워야 가능합니다.
우리는 한국인 입니다. 한국인이란 한국에 사는 한국말을 하는 민족이라 칭할수 있겠죠. 영어는 영어를 사용하는 민족의 언어입니다. 우리것이 아니죠. 노력여하에 따라 다르겠지만 대부분이 어느 수준이상은 어렵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실수하는게 당연하죠. 잘한다고 생각했는데 계속 모르는거 투성인게 당연합니다. 그러니 그걸 인정하는게 본인 속도 편합니다.
외국어입니다. 우리말이 아니죠. 확률상으로 본다쳐도 미국인처럼 말하는것보다 나의 발음을 인정하고 더많은 표현을 공부하는것이 더 유익하지 않을까요?
마지막으로 영어를, 스페인어를, 중국어를 혹은 일본어나 다른 언어를 매우 잘 할수 없다고 주눅들 필요 없습니다. 오히려 여러분의 노력에 스스로가 당당해져야 합니다. '나는 이만큼 대화가 가능하다!!!' 오늘도 응원합니다.
마지막으로 Hi 와 Bye 그리고 I can't speak English 가 전부인 저에게 역으로 배웅했던 그 당시 기억은 저에겐 창피한 기억이지만 그에게는 친절한 기억이었을 겁니다. 당연히 한국은 영어를 사용하지 않는 국가였으니까요.
이상 페드로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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