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많은 분들이 여행을 떠납니다. 가깝게는 동남아, 멀리는 인도. 가끔 아프리카로 가시는 분들도 봤어요. '기왕이면 빡센걸로' 라면서 중남미 여행을 가시는 분들도 많죠. 사실 저는 중남미 성애자입니다. 그래서 일년이나 중남미를 여행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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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 여행의 매력
나라마다 차이는 있지만 물가가 저렴합니다. 브라질,칠레,아르헨티나 그리고 중미의 쿠바와 코스타리카 파나마는 한국과 같거나 비싸지만 그 외 국가들은 가격을 두번 확인할 정도로 아주 저렴하죠. 넓은 영토를 자랑하는 만큼 가볼만한 곳이 아주 많습니다.
한시대를 풍미했던 잉카나 마야문명부터 살사나 탱고와의 도시, 마추피추와 띠우떼아깐 같은 유적은 물론이고 페미니즘의 시초인 프리다 칼로나 에바페론의 무덤도 이곳에 있죠.
음식은 말할것도 없죠. 멕시코의 타코, 쿠바의 킹크랩, 콜롬비아의 hoy del munú, 에콰도르의 꾸이, 페루의 세비체, 칠레의 연어, 아르헨티나의 소고기와 브라질의 슈하스코. 이름만 나열했을 뿐인데 벌써 침이 고이네요.
국가마다 자랑하는 술을 즐길 수 있습니다. 멕시코의 데낄라와 메스깔, 콜롬비아의 아구아르디엔떼, 칠레와 아르헨티나의 와인은 이미 세계에 증명 되었습니다. 이런말이 있습니다.
'김밥은 한국에서나 김밥이지, 물 건너오면 금밥이다'
제가 한 말입니다. 한국에서는 비쌀지 몰라도 현지에 가면 말도 안되는 가격에 즐길수 있죠.
개인적으로 라틴국가의 매력은 그들 자신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은 물어봅니다.
"어떻게 하다가 중남미를 일년이나 머물었나요? 그럴만한 가치가 있어요? 일년씩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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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있어요. 중남미는 일년동안 여행다녀도 부족해요. 언뜻 한국인의 시각에서 봤을때 그들은 오늘만 사는것 처럼 보여요.
하지만 '조금만 참으면 괜찮을꺼야. 다들 그렇게 견디면서 살아' 라면서 오지도 않은 미래를 위해 오늘을 희생시켜온 저에게는, 현재를 살고 주어진 시간에 최선을 다하며 내일을 걱정하지 않는 모습은, 어쩌면 대책없어 보일지 몰라도 마치 구원과 같았어요. 감기처럼 다가온 구원의 손을 덜컥 잡고 놓지 않았죠.
사실 스페인어를 할 줄 알았기 때문에 그 시간들이 더욱 즐거웠을거에요. 그렇다고 해서 그것이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제가 그곳을 즐길 수 있던 이유는 '그곳에 온몸을 던져 풍덩 빠져버렸기' 때문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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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 1년 여행 소요 비용
결론부터 말하면 2년 여행에는 삼천만원 후반(요건 나중에 다시 다뤄볼게요), 중남미 1년 여행은 이천만원 초반이 들었어요. 꼼꼼하게 정리하는 편이 아니라 정확하지는 않지만 2100~2300 만원 정도가 적당할 것 같아요.
이 금액이 어떤 시각에 따라서는 '많이 썼네' 혹은 '그걸로 가능해?' 라고 할 수 있어요. 부연하자면 그 비용으로 중남미에서 여행자 신분으로 해볼 수 있는건 거의 해봤어요. 갈라파고스에서 스쿠버 다이빙을 제외하고요(잠시만요, 눈물 한번만 닦고 갈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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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여행에서 만난 영국인 친구는 10개월 중남미 여행하는데 3500만원을 썼다고 하더라고요. 그 친구와 제가 다른건 아까 말한 갈라파고스에 일주일 머문것과 그러지 않은것 밖에 없었는데 말이죠.
친구는 영어가 가능한 호스텔, 교통 수단은 편한 좌석이 있는 중급 이상, 하루 한번은 식당에서 식사, 대부분 투어는 투어사를 통해서 했기에, 저와 가보고 즐긴곳이 비슷함에도 비용차이가 많이 났죠.
여행비용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교통비와 숙박비, 액티비티(투어와 배우는것 포함)와 식비정도로 나눌수 있겠네요. 장기간의 여행을 할 경우 본인 여행의 컨셉을 정하는 것이 중요해요.
그렇지 않으면 정작 돈을 써야 하는 상황과 그렇지 않은 상황을 구별하지 못해 후회하는 경우가 생기거든요. 저는 경험이었어요. 즉 그곳에서 할 수 있는건 다 해보고, 그곳에서 많은 사람들과 교류하기로 했거든요. 그러다 보니 스쿠버&스카이 다이빙(자격증 코스), 스페인어 학원 및 각종 스포츠를 시도했고 사람들과 교류를 많이 하려다 보니 음주를 많이 하게 되었죠.
뭐니뭐니해도 손품을 파는것이 제일 중요해요. 항공권은 무조건 미리 구매하는게 관건이에요. 항공권 예약 어플을 다운받으셔서 매일 체크해야 해요. 숙소도 어플에서 검색되는 최저가를 이용하면 당연히 절약할 수 있어요. 하지만 거리나 시설도 따져봐야 해요. 투어는 조금 복잡해요.
말했듯 저는 영어나 스페인어를 할줄 알기 때문에 투어사를 안껴도 여행에 무리가 없었거든요. 외국어를 하면 좋은것 중에 하나가 흥정이 가능하다는 점이죠.
여건이 안된다면 꼭 개인여행을 고수하실 필요는 없어요. 영어나 스페인어가 안된다면, 돈을 조금 더 내더라도, 패키지나 현지 투어를 이용하는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에요. 현지에서 운영하는 세미 패키지도 있구요.
그래도 여행전에 영어든지 스페인어든지 배워두면 좋다고 생각해요. 나중에 현지에서 외국어 어학원을 다닐수도 있고, 정말 그 언어에 관심을 갖게 되면 유학을 떠날 수도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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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용을 아끼는 방법
한정된 비용안에서 모든걸 즐길수는 없었어요. 포기해야 할것을 정했죠. 그래서 편안함을 포기하기로 했어요. 그리고 최소한의 안전만 추구하기로 했죠. 로컬들만 타는 버스부터 숙소까지. 왠만한 투어는 투어사를 거치지 않고 혼자 다녔어요. 정말 위험하거나 혼자 하면 오히려 비용이 더 드는 경우를 제외하고 말이죠.
식사는 거의 만들어 먹었어요. 멕시코나 콜롬비아 혹은 중미 3개국(엘살바도르,온두라스,과테말라) 는 저렴하기때문에 사먹긴 했지만, 주로 저녁을 만들면서 다음날 도시락도 싸들고 다녔기 때문에 그렇게 많은 돈이 들지는 않았죠. 꽤 많은 돈을 아꼈을 거에요. 납치를 당하거나 강도나 도난도 있었죠(그 이야기는 나중에)
숙소는 무조건 최저가로 다녔어요. 어플에서 미리 확인하고 직접 찾아다녔죠. 유럽과 다르게 중남미 숙소는 인터넷에 모든 방을 올리지 않더라고요. 우선 최저가의 방의 가격을 딜(deal) 하고, 그리고 숙박 어플 수수료를 빼달라고 했어요. 성공한 적도 아닌적도 있지만, 어플에 나온 비용의 최소 10%를 할인 받았으니 돌아보면 1년간 사용할 숙박비의 10~15%를 아낀 셈이죠.
하지만 감안해야 할 것이 있어요. 숙소의 경우는 체력이 받쳐줘야 해요. 매번 빈방이 날 기다리고 있지는 않거든요. 30kg 가까이 되는 짐들을 들고 방을 찾아 다니다 보면 '그거 얼마나 된다고.. 그냥 쉬고 싶다' 라는 생각이 발걸음을 옮길때마다 생각 나거든요. 그리고 부지런해야 해요.
매일 식사를 만드는것도 힘들지만 매번 같은 메뉴를 먹는것도 고역이거든요. 그래서 음식을 만들때 다른 친구들에게 레시피를 물어봐요. 음식이 맛있다고 하는데 안알려줄 친구는 없거든요. 가끔 식당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고 나면, 호스텔 주인에게 조리법을 물어보기도 하고요.
투어사를 이용하지 않게 되면 비용은 줄어들지 몰라도, 시간이 더 들거나 안전상 위험해 질 수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그곳으로 가는 대중교통이 있는지, 혼자가도 안전한지 두번세번 확인해야 해요.
당연히 이것들은 어느정도 스페인어가 되야 가능해요. 하지만 스페인어를 못한다고 해서 위의 방법을 쓸수 없는건 아니에요. 영어밖에 할 줄 모르는 애들도 잘 다니는걸 봤으니까요.
'그렇게까지 해서 여행을 해야해?'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저는 여행을 해야 했고, 모든걸 누릴 수 없었거든요. 결국 여행을 통해 원하는 경험을 할 수 있다면, 불편함 정도야 충분히 감수할 수 있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여행을 통해 무엇을 얻을지 생각해봐야 한다는거에요. 그래야 자신이 무엇을 포기할 수 있을지, 실제 그것들을 포기하는 순간에 실망하지 않을 자신이 있는지 생각해 볼 수 있거든요.
많은 분들이 중남미는 위험하기 때문에 여행을 주저하는것 같아요. 물론 저도 동의해요. 하지만 모든 곳이 위험하진 않아요. 물론 절대 위험한 곳은 가면 안되요. 저는 원치않는 위험한 상황에 노출된 것이지, 위험한 곳을 가봤다고 말하는게 아니니까요.
그런 것을 제외하면 중남미는 정말 보석같은 곳이에요. 고기를 먹어보지 못한 사람에게 "이건 말이야 이빨이 들어갈때 스윽 배어 나오는 육즙과 쫄깃한 식감이 나를 황홀하게 ... 어쩌구 저쩌구" 말한다 한들 이해할 수 있을까요? 가본 사람만이 알 수 있어요. 그래서 중남미 여행을 꼭 가보시라고 말하고 싶어요.
2018년 11월 작성된 글이며, 블로그 이.전으로 재 열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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